제목 : 재경 계성동문 산우회 시산제 후기 등록일 : 2005-03-22    조회: 1490
작성자 : 박용운 첨부파일:
재경 계성동문 산우회 시산제를 마치고서


오늘은 하루 중 낮과 밤의 길이가 똑같다는 춘분(春分), 우리 재경 계성동문 산우회의 1년 무사산행과 산우회원들의 개인적인 복을 축원하는 시산제(始山祭)를 드리는 중요한 날이다. 우리 62회에게는 떡, 과일 등의 준비는 물론이거니와 제일 중요한 자리확보의 특수임무가 부여되었다.
작년에도 같은 날짜에 시산제를 지내는 팀들이 많아 자리확보에 다소 힘이 들었는데 금년에는 억수로 일찍 올라가서 좋은 자리를 잡아야 했다. 그래서 우리 몇 명이서 일찍 만나 올라가기로 약속을 하고 집을 나서니 지난주에 이어서 이번주도 참말 부지런하게 움직이는 셈이다. 충무로에서 환승하려고 기다리고 있는데 성질급한 영욱이는 벌써 2번째 전화다. 시간은 어느덧 08:10분을 막 지나고……

경복궁역에 내리니 용훈이, 영곤이, 영욱이가 제비새끼(?)들이 먹이 물고오는 어미를 기다리듯 그렇게 서서 종종 거리고 있었다. 악수를 주고 받는둥 마는둥 급하게 택시에 올라 이북5도청을 향하니 거리에는 배낭을 맨 산행객들이 여기저기 많이 눈에 띠네.
우리마 부지런한기 아이구마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급해진다.
혹시라도 늦어가 자리 몬 잡으마 우야노???
이북5도청앞에 도착하니 동수는 집이 멀어 늦으까바(?) 어젯밤에 미리와서 이 근처에서 잠자고 이미 도착해서 우릴 기다리고 있었다. 아침을 거른 동수는 배고프마 몬가이끼네 국수라도 한그릇 묵고 오라 캐놓고 우리는 뒤도 안돌아 보고 그대로 전진 또 전진이다. 휴식도 한번 아하고 절터까지 논스톱으로 가니 다행히 우리가 원하던 자리는 우리 계성산우회를 기다려 주고 있었다.

在京 啓聖山友會 始山祭 현수막을 떡하니 걸어놓고서 자리를 깔고 컵라면으로 간단히 요기를 한다. 오늘 점심은 가 오지 말라 캤는데 용훈이는 보온도시락에 밥까지 싸와서 모두들 맛있게 나나 묵는다. 산행은 마이 했지만 그래도 산에서 아침을 묵기는 첨인거 같은데 그 기분은 게안트라꼬. 물을 아껴 커피까지 한잔하고 나니 보통때 같으마 하산준비를 할낀데 지금부터 기다려야 되는기 문제로다. 집에서 나올때는 봄이 다 온거 같디 산에서 활동하지 않고 가마이 있으이 바람도 실실부는기 억수로 춥드만.
그라이 괜시리 이리 기웃, 저리 기웃 하면서 약수도 한잔 묵고 남들 시산제 준비하는거 구경도 좀하고 왔다리 갔다리 해본다. 응달에는 아직도 얼음이 남아있어 겨울임을 증명 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쌀쌀함이 더한다. 배낭을 뒤져 털실 목돌이를 두르고 나니 한결 낫기는 한데 시간은 와그리 더디게 흐르고 뒤따라 온다던 동수는 연락도 잘 안되는기 아마도 옆길로 샜는가 보다. 작년 시산제때는 내려오면서 상선이를 잊아뿌더니 금년 시산제는 올라가면서 동수를 잊아 묵다니 거참!!!
10:00가 다 되어서야 밑에서는 올라오기 시작한 것 같고, 52회 박철환 산우회장님과 통화하고 대충 인원수를 파악하니 한 70명쯤 되는 모양이다. 산을 오르는 사람들의 숫자도 하나 둘 늘어가고 그 사람들의 모습과 복장등을 구경하면서 삼거리에 얼쩡거리고 있는데 용훈이가 와서 전달한다. 우리 시산제 플랭카드 보고서 46회 대선배님이 찾아 왔드라꼬. 아마도 타 일행과 함께 산을 찾았는데 우리학교 마크를 보니 그렇게 기뻤던 모양이리라. 10:40분이 되어가니 동문들이 한두분 등장하고 일부는 비봉, 사모바위를 향해서 올라가고 또 일부는 이 자리에서 머무르기로 그렇게 하였다. 그중에서도 재경 총 동창회장님이신 47회 조준제 회장님과 57회 김승술 사무국장님도 함께 해 주셨다.
날씨도 쌀쌀하고 위에 올라간 사람들은 기다려야 하니 우선 막걸리 한잔으로 모시니 우리 조준제 회장님, 막걸리를 마다하실 분이 아니지 않는가. 한잔 받으면서 하시는 말씀 왈!!! 「나 그거 참 이상하데. 요즘은 술잔을 입에마 대마 술술 넘어가뿌데.」
한바탕 웃음꽃을 피우면서 그렇게 포천 더덕막걸리를 비우고 있는데 좀전의 그 46회 선배님이 등장하니 반가움이 더한다.
우리는 언제 어딜 가더라도 계성인인 것을 우야겠노!!!

지금까지는 우리 62회가 젤 막내였는데 65회 권오윤이하고 67회 정성문이가 오니 한결 낫다. 야!!! 머 좀 갖고 와바라! 하고 부리 멀 수도 있고 말이야……
웃고 있어도 눈물이 나는 돼지머리도 똑바로 세우고 향도 피우고 시루떡도 놓고 밤과 대추, 감에다 곶감, 배에다가 사과, 북어포 그라고 오렌지에 머릿고기에 홍어회 무침까지 차려 놓으니 제법 제단이 꽉 차는게 폼이 갖춰지는구나. 광유가 동대문까지 가서 사가주 온 촛대에다가 초를 꽂고 그 위에 고깔로 종이컵을 뚫어 씌워 놓으니 제법 바람막이 역할을 하는구나. 그때 누군가 한마디 하네. 다 광화문 촛불시위 참가 경력이라꼬.

12:00시가 다 되어서야 드디어 시산제가 시작된다. 전 산우회장님 이신 47회 이성덕 고문님의 강신제를 시작으로 산우회장님의 축문낭독과 총동창회장님, 어른부터 알라까지 각 기수별로 돼지 코에 봉투 디밀고 모두들 산우회의 무사산행뿐만 아니라 개개인의 건강과 건승, 계성학교 100주년 기념사업의 성공적인 개최까지 통털어 기원한다. 바로 옆에는 마산고 19회 시산제가 있는데 사람 숫자는 우리하고 쨒도 안되니 신경쓸 것도 없고, 그렇게 시끌시끌 막내 65, 67회까지 절하고 나니 참 금년 산행에는 뭔가 좋은 일만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준비해온 떡과 막걸리와 안주들을 기수별로 나누니 그야말로 그 많던 음식들이 순식간에 동이 난다. 그 와중에 지나가던 산행객들까지 손을 내미니 고거 참, 안줄 수도 없고 에라이 시컷 묵고 복 받으소 고마!!!
원래 집안잔치 같은 거 하마 부엌에서 일하는 여자들은 안묵어도 배부르다 카디 내가 딱 고짝이더라고. 빌로 묵은 거는 없는데 배는 뻥뻥한기 글트라고. 하기사 묵기사 마이 묵었지. 더덕에 좁쌀까지 전부 막걸리 붙은 거만 묵어서 그렇지.
기수별로 끼리끼리 빙 둘러 앉아 준비해온 음식들로 간단한 오찬을 즐기고 산아래 미리 예약해둔 구기동의 옛날 민속집을 향한다. 식당에는 군소단위의 산우회가 여기저기서 뒤풀이를 즐기는데 우리 그 많은 인원들이 들이 닥치니 바로 북새통을 이룬다. 우리 62회 오르그라부터 기수별로 건배를 외치니 기수별 구호도 각양각색이다. 악악 거리며 오빠를 외쳐대는 58회 선배님들, 잘 맞지도 않으면서 구호는 디기 할라고 애쓰시는 54회 선배님들, 젱 고참 45,47 연합 선배님들 등 그야말로 시장통 좌판을 방불케 한다. 그 와중에서도 우리 재명이 선배님의 지휘하에 교가까지 불러댔으니 우리 동문들의 단결심이야 알아줘야 되는 거 아이겠심니꺼!!!

61회 전종인 선배님 기수는 사람도 얼마 안되면서 동동주는 얼매나 묵어 쌌는지 매출액의 반은 61회 선배들이 내야 되는 거 아인가 모리겠네.
식당 4층에 특별히 마련된 노래방에 기수별로 섞어서 다들 들어갔는데 61회는 주야장창 동동주만 들고 있으이 그기 되겠냐고요.
조준제 동창회장님과 박철환 산우회장님은 산우회원들의 사기진작을 위해 각 방별로 순회하면서 흥도 돋구어 주시고 계성여고생들 음료수 묵으라꼬 노래방 기계에다가 팊도 붙여주시고 아주 흥에 겨워 겨워 신나게 놀아삐맀습니다. 마이크가 씬가 내목소리가 씬가 고래고래 목청도 돋아 보고 못 추는 춤실력에 껑충껑충 막춤인들 누가 욕 하겠심니꺼. 그저 신명나고 스트레스 확 풀어뿌마 되는기지, 아임니꺼???

우리 동문산우회 시산제는 그렇게 재미있고 신나게 끝냈고 다음 4월 셋째주 산행은 문경으로 원정산행을 가니까 좀 많은 인원 참석해주십시오. 선배님들!!!
그라고 특히 후배님들!!! 세부 산행 시간계획은 차후 홈페이지를 참고하시고예.




2005.3.22 오르그라 산우회 총무 慧空 박 용 운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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